어느덧 길었던 3주간의 미국 서부 여행도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한국으로의 귀국이 며칠 남지 않았다.
남은 기간 동안에는 첫 도시였던 시애틀을 조금 더 깊이 있고 여유롭게 즐기면서, 당시 한국 입국 시 필수 규정이었던 ‘출국 전 48시간 이내 코로나 PCR 음성 확인서’를 안전하게 발급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미션이었다.
시애틀의 아침 & 첫 번째 PCR 검사
호텔 창문 너머로 시애틀 다운타운의 빌딩 숲과 I-5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들이 내려다보였다.

겨울 캘리포니아의 쨍쨍한 햇살과는 또 다른, 차분하고 청량한 시애틀 특유의 공기를 마시며 호텔 밖으로 나섰다.

조금 걸어가니 며칠 전 묵었던 익숙한 힐튼 호텔 건물과 다운타운 교차로가 보였다.
구글 지도를 켜고 다운타운 중심가에 위치한 임시 선별 진료소 건물까지 20여 분을 걸어갔다.

시애틀 시청과 연계된 큐레이티브(Curative) 사이트를 통해 미리 예약해 둔 검사소다.
혹시나 이 결과지가 한국 입국 검역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되는 마음에, 코를 찌르기 직전 의료진분께 “이게 국제선 항공기 탑승용 RT-PCR 검사가 맞나요?”라고 몇 번이나 재차 확인했다 ㅋㅋㅋ 다행히 친절하게 맞다고 안심시켜 주셨다.
차우더 점심 & 언제나 실패 없는 스타벅스
긴장했던 검사를 마치고 나오니 급격히 허기가 몰려왔다.
근처 다운타운 쇼핑몰 푸드코트로 들어가 차우더(Chowder)와 프렌치프라이 세트를 주문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의 명물 차우더를 생각하고 기대했으나… 생각보다 맛이 평범하고 밍밍해서 살짝 실망스러웠다 ㅜㅜ 역시 음식점은 미리 잘 검색해 보고 가야 돈도 안 아깝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스타벅스의 본고장 시애틀답게 발길 닿는 곳마다 매장이 있어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테이크아웃해 손에 쥐고 길을 걸었다. 쌀쌀한 날씨에 따스한 컵의 온기가 손바닥을 훈훈하게 덥혀주었다.

이제 오후에는 시애틀 현지 주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호수 공원인 그린 레이크(Green Lake)를 구경하기 위해 북쪽 방면 버스에 올랐다.
평화로움 그 자체: 그린 레이크 (Green Lake)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버스를 타고 약 25분을 달려 도착한 그린 레이크 공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푸른 잔디밭과 거대한 나무들을 보는 순간 마음이 탁 트였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미국의 평화로운 동네 공원 느낌! 잔디밭 위를 뛰노는 강아지들과 조깅하는 현지인들의 여유로운 모습에 덩달아 마음이 편안해졌다.

호숫가로 다가가자 잔잔한 호수 물결 너머로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이 끝없이 펼쳐졌다.
대구 우리 동네에 있는 수성못과 얼핏 구조가 비슷해 보이기도 했지만, 스케일이 훨씬 광활하고 주변 자연림이 울창해서 공기 자체가 달랐다.

잔잔한 수면에 푸른 하늘과 흰 구름, 그리고 겨울 숲의 실루엣이 거울처럼 맑게 비치는 모습은 바라보고만 있어도 힐링 그 자체였다.

그리고 이곳의 진짜 주인들인 야생 조류들!
사람들이 바로 곁으로 지나가도 도망가기는커녕 여유롭게 깃털을 고르고 있는 캐나다 기러기들이 곳곳에 보였다 ㅋㅋㅋ

물가 쪽에는 수십 마리의 청둥오리와 기러기들이 옹기종기 모여 평화롭게 헤엄을 치고 있었다. 동물과 사람이 경계 없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미국 감성 가득한 동네 골목 & 주택가 산책
그린 레이크 둘레 산책로는 한 바퀴가 약 4.5km에 달할 만큼 규모가 크다.
반 바퀴쯤 걸었을 때 슬슬 다리도 아파오고 배도 출출해져서, 호수 서쪽 언덕 너머에 있는 유명 수제버거 집을 찾아 주택가 골목으로 방향을 틀었다.


영화나 미드에서 보던 전형적인 미국 주택가의 정취가 물씬 풍겼다. 집집마다 개성 넘치는 정원과 차고, 클래식한 목조 외벽이 정갈하게 늘어서 있었다.

특히 언덕길을 오르다 마주친 이 집! 현관 테라스 처마를 따라 둘러진 따뜻한 꼬마전구 조명과 푸른 목조 외관이 어우러져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너무나 예뻤다.
시애틀 로컬 찐 버거 맛집: 레드 밀 버거 (Red Mill Burgers)
언덕길의 가파른 경사를 헉헉거리며 올라가다 보니, 아기자기한 펍과 레스토랑들이 모여 있는 피니 리지(Phinney Ridge) 상가 거리에 도착했다.
오늘의 저녁 목적지는 바로 시애틀 현지인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온 전설의 버거 맛집, 레드 밀 버거(Red Mill Burgers)!

레드 밀 버거 (Red Mill Burgers - Phinney Ridge점)
- 위치: 312 N 67th St, Seattle, WA 98103 (그린 레이크 인근)
- 특징: 1937년 문을 연 유서 깊은 시애틀 로컬 햄버거 명가. 두툼한 패티와 산더미처럼 쌓아 올린 훈제 베이컨(Bacon Deluxe), 수제 양파튀김(Onion Rings)이 시그니처!
초저녁 시간인데도 동네 단골손님들이 끊임없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찐 로컬 핫플이었다.
야외 테라스에는 가스 난로와 노란 파라솔이 켜져 있어서 운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식사할 수 있었다.

주문한 베이컨 딜럭스 치즈버거가 나왔다!

한 손으로 들기에도 묵직한 두께!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있는 두툼한 순소고기 패티 위에 바삭하게 구워진 베이컨, 흘러내리는 치즈, 그리고 아삭한 양상추와 토마토가 환상의 조화를 이뤘다. 한입 베어 물자마자 진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감탄이 절로 나오는 맛이었다 ㅎㅎ

미국 햄버거 가게 특유의 화끈한 인심!
케첩을 달라고 하니 하인즈 케첩을 10여 개나 한 움큼 쥐어주셨다 ㅋㅋㅋ 한국에서는 배달시키면 케첩 딱 하나만 줘서 아쉬웠는데 이런 넉넉함이 참 마음에 든다.
호텔 복귀 & 델타항공 플라이레디(FlyReady) 확인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 다시 다운타운 호텔로 돌아왔다.

침대에 편안히 누워 스마트폰으로 델타항공 앱에 접속해 ‘FlyReady’ 사전 검역 정보 입력을 마쳤다.
여권 정보와 보건 서류(Health Documents) 검토까지 모두 초록색 체크 표시(Completed)로 인증 완료!
그동안 미국 여행 내내 코를 4번 넘게 찌르면서 “혹시라도 양성 나오면 비행기 못 타고 격리당해야 하는데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항상 마음 한구석에 맴돌았었는데, 검사 결과도 무사히 음성이 나오고 출국 준비가 하나씩 착착 마무리되어 가니 그제야 깊은 안도감이 들었다.
이제 미국 서부 여행도 정말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시애틀 다운타운의 마지막 하루와 명소 탐방기가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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