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이자, 사실상 LA라는 도시 그 자체를 상징하는 곳. 예전부터 영화나 미디어를 통해 귀가 닳도록 들었던 할리우드(Hollywood Blvd)를 드디어 직접 찾아가게 되었다.
지도상으로 볼 때는 다운타운에서 지하철을 타면 금방 도착할 것 같았는데, 역시나 광활한 LA의 땅덩어리는 만만치 않았다 ㅋㅋㅋ 환승과 도보까지 합치니 거의 1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였다.
악명 높은 LA 지하철이라 더럽고 소음도 엄청나다는 후기를 익히 들었지만, “미국 여행 온 김에 이때 아니면 언제 타보겠어!”라는 호기심과 비싼 택시비도 아낄 겸 과감하게 메트로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LA 메트로 탑승기: 날것 그대로의 미국 지하철 감성


LA 지하철은 플라스틱 교통카드인 TAP 카드를 발급받아 이용할 수 있는데, 아이폰 애플 월렛(Apple Wallet)에 바로 등록해 충전해 두니 카드 없이 폰만 삑 태그하면 돼서 무척 편리했다.
승강장에 들어선 지하철 내부는 사진으로 보듯 미국 영화에서 보던 특유의 빈티지한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하지만 지어진 지 워낙 오래된 탓인지 레일 마찰음과 주행 소음이 귀가 멍멍할 정도로 컸고, 바닥과 좌석도 꽤나 낡고 꼬질꼬질했다 ㅋㅋㅋ 그래도 낮 시간대라 위험한 일 없이 무사히 할리우드역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역 출구에서 만난 낯선 풍경, 그리고 전동 킥보드 질주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빠져나오자 눈부신 캘리포니아의 햇살과 함께 다소 낯선 도심 풍경이 펼쳐졌다.
구글 맵을 켜서 확인해 보니, 영화 팬들이 흔히 떠올리는 화려한 랜드마크들이 모여 있는 메인 스트리트(할리우드 & 하이랜드 일대)까지는 역에서 꽤 더 걸어가야 했다. 마침 길가에 놓여 있던 라임(Lime) 전동 킥보드를 발견하자마자 앱으로 등록해서 냅다 올라탔다.
사실 걷기 귀찮았던 이유도 컸지만 😅, 대낮인데도 길거리 곳곳에 홈리스(노숙인)들이 텐트를 치고 자리를 잡고 있어서 혼자 걸어가기엔 솔직히 조금 으스스하고 무서웠기 때문이다 ㅋㅋㅋ 역시 바퀴 달린 이동 수단이 최고다!


길모퉁이에 피어난 화사한 분홍빛 꽃나무를 지나 바람을 가르며 달리다 보니, 점차 거리 분위기가 정돈되기 시작했다. 주요 교차로마다 형광 조끼를 입은 교통 요원과 경찰관들이 길목을 지키고 있는 모습을 마주하니 그제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안심) 😌
드디어 입성한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Walk of Fame)


드디어 바닥에 선명하게 박힌 분홍빛 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그 유명한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Hollywood Walk of Fame)다.
거꾸로 보고 뒤집어 봐도 누가 봐도 할리우드 거리 그 자체였다. 평일 낮 시간대라 그런지 생각보다 관광객이 적고 거리가 한산했다. 보통 유튜브나 여행 방송에서 보던 할리우드는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북적이는 역동적인 모습이었는데, 이렇게 한적하니 살짝 어색하기도 했다 ㅋㅋㅋ


천천히 걸으며 건물을 올려다보다가 깜짝 놀랐다. 고층 건물 사이 교차로 너머로 저 멀리 마운트 리(Mount Lee) 언덕배기에 하얗게 새겨진 전설의 ‘HOLLYWOOD’ 사인이 두 눈에 선명하게 들어온 것이다!
비록 멀리서 작게 보였지만, 어릴 적부터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 인트로에서 보던 상징을 내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순간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흘렀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클래식한 극장 간판들이 줄지어 있는 거리 풍경은 정말 감동적이었지만, 골목길 사이사이를 지날 때마다 특유의 퀴퀴한 대마초(마리화나) 냄새를 뿜어내는 사람들이 보여서 살짝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었다 ㄷㄷ
아카데미의 심장 돌비 극장 & 악명 높은 CD 강매 사기 썰


조금 더 걷다 보니 매년 전 세계 영화인들의 축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이 열리는 본거지, 돌비 극장(Dolby Theatre)이 위용을 드러냈다. 봉준호 감독님의 영화 〈기생충〉이 4관왕의 신화를 쓰며 기립박수를 받았던 바로 그 역사의 현장이다!
그런데 바로 이 극장 근처에서… 말로만 듣던 할리우드 CD 강매단을 실제로 마주쳤다 ㅋㅋㅋㅋㅋ
어떤 덩치 큰 흑인 형님이 친근하게 다가오더니, 자신이 직접 작업한 언더그라운드 힙합 믹스테이프라며 음악 자랑을 폭풍같이 쏟아냈다. 그러더니 CD 한 장을 불쑥 내 손에 쥐여주며 “선물이니 그냥 가져라”라고 하는 게 아닌가?
의심 많은 한국인답게 🧐 “이거 진짜 돈 안 내도 되는 거 맞지? (Is this totally free?)” 하고 재차 확인하니, 엄지를 치켜세우며 “당연하지, 공짜야 브라더!” 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래서 CD를 챙겨 쿨하게 돌아서 가려는데… 갑자기 뒤를 바짝 쫓아오며 “근데 음악 만드는 데 돈이 많이 드니까 작은 후원금(donation) 20달러만 줘!” 라며 집요하게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ㅋㅋㅋㅋㅋ
어이가 없어서 곧바로 “응 안 가져~” 하고 손에 쥐여줬던 CD를 그 형님 품으로 다시 냅다 던져주고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다행히 더 이상 쫓아오진 않았지만, 여행 블로그마다 ‘할리우드 CD 사기 조심하라’는 후기가 왜 그렇게 많은지 몸소 실감했다 ㅋㅋㅋ
⚠️ 할리우드 거리 주의 팁: 길거리에서 CD를 공짜라며 손에 쥐여주는 사람이나, 스파이더맨·잭 스패로우 분장을 하고 다가와 사진 찍자고 한 뒤 수십 달러를 뜯어내는 코스튬 삐끼들은 무조건 단호하게 손사래 치고 무시하는 게 상책입니다!
전설들의 흔적: 명판과 핸드프린팅

돌비 극장 바로 옆에 자리한 유서 깊은 TCL 차이니즈 극장(TCL Chinese Theatre) 앞마당에는 전설적인 스타들의 손도장과 발도장이 새겨져 있다.
특히 한국인 최초로 명판을 남긴 배우 안성기 님과 이병헌 님의 핸드프린팅을 꼭 두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는데… 하필 이날 대형 영화 행사 준비를 한다며 앞마당 전체에 레드카펫 가벽을 치고 출입을 통제해 놓아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ㅠㅠ 여행에서 타이밍이 안 맞을 때의 이 씁쓸함이란…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바닥을 샅샅이 뒤져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별과 만화 왕국의 창시자 월트 디즈니(Walt Disney)의 별을 찾아냈다! 이 밖에도 고질라, 도널드 덕, 톰 크루즈 등 수많은 스타들의 별을 발견하며 사진 찍는 재미가 쏠쏠했다.
솔직히 할리우드 대로는 화려한 명성에 비해 바닥 구경하고 기념품 가게를 기웃거리는 것 외에는 딱히 할 게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게다가 특유의 너저분함과 사기꾼들의 호객 행위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 화면과 영화 스크린으로만 보던 그 전설적인 장소의 한복판에 서서, 내가 좋아하는 스타들의 발자취를 직접 밟아보는 것만으로도 LA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추억이었다.
다음 편에서는 LA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꿈같은 야경 명소로 떠나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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