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 (Yosemite National Park)

전 날, 트윈 픽스 야경을 함께 보았던 한국인 동행분들 중 2명이 요세미티 투어버스를 예약했다고 해서 나도 급히 합류하기로 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미국 서부 여행을 계획할 때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버킷리스트였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로 왕복 9시간에 달하는 먼 거리와 만만찮은 투어 비용 때문에 혼자 가기에는 부담스러워 아쉬워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마침 동행분이 투어를 혼자 예약해 두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른 동행 형과 함께 곧바로 추가 예약을 진행했다! 😍

국내 여행사를 통하면 1일 당일 투어가 30만 원 선이었는데, 현지 로컬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니 170달러(약 20만 원)로 훨씬 합리적이었다.
다만 가이드 설명이 전부 영어라는 점이 유일한 차이점이었는데, 정작 가이드 할아버지의 유쾌한 미국식 아재 개그 덕분에 이동하는 내내 빵빵 터지며 즐겁게 다녀올 수 있었다.


이른 아침 집결과 출발

집결: 오전 7시까지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힐튼 호텔

이른 아침 집결 준비를 마친 샌프란시스코 에어비앤비 숙소 방

전날 밤 트윈 픽스 야경을 보고 다운타운에서 한식에 맥주까지 곁들이다 보니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평소 아침잠이 많아 오전 7시 집결 시간에 늦지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행히 용케 알람 소리에 눈을 떴고, 모자를 푹 눌러쓴 채 6시쯤 택시를 불러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새벽 공기가 감도는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힐튼 호텔 앞

오전 6시 반경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힐튼 호텔 앞에 도착했다.
이른 새벽이라 거리 곳곳에 홈리스들이 보여 서둘러 호텔 로비 안으로 들어갔다.

따뜻하고 쾌적한 힐튼 호텔 로비 전경

로비에서 기다리다 보니 동행분들이 도착했고, 시간 맞춰 도착한 대형 투어버스에 올라탔다.
현지 로컬 여행사 투어라 그런지 탑승객 중 동양인은 우리 세 명뿐이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대형 투어 버스 내부

오전 7시 정각, 버스는 요세미티를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편도로만 4시간 넘게 걸리는 장거리 여정이라 요세미티에 도착하면 거의 정오가 된다.

베이 브릿지(Bay Bridge)를 건너며 마주한 눈부신 아침 일출

샌프란시스코의 상징 중 하나인 베이 브릿지(Bay Bridge)를 건널 때 마침 붉은 아침 해가 떠오르며 바다를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캘리포니아 대평원과 산악 지대로의 진입

고속도로를 달리며 펼쳐지는 한적하고 이국적인 미국 시골 풍경

도심을 벗어나자 창밖으로 몹시 미국적인 전원 풍경이 끝없이 펼쳐졌다.

초록빛 초원과 한가로이 방목된 소떼들의 평화로운 풍경

지평선 너머까지 펼쳐진 광활한 초원과 여유롭게 풀을 뜯는 소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제대로 힐링이 되었다.

중간 휴게소에서 즐긴 샌드위치와 따뜻한 라떼 한 잔

중간에 들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샌드위치와 따뜻한 라떼 한 잔을 사 마시며 잠을 깼다.

끝없는 평원을 지나 서서히 시에라 네바다 산맥으로 향하는 도로

다시 버스는 초원을 가로질러 달렸다.

서서히 산세가 험준해지며 모습을 드러내는 요세미티 국립공원 길목

평지가 끝나고 서서히 언덕과 산길을 오르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웅장한 산세가 시야를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거대한 침엽수림

깊은 산속으로 들어설수록 나무들의 크기가 어마어마해졌고, 금방이라도 야생 곰이 튀어나올 것 같은 야생미가 넘쳐흘렀다.

높은 고도에 녹지 않고 남아있는 하얀 잔설

고도가 점점 높아지자 그늘진 숲길 곳곳에 아직 녹지 않은 눈들이 소복이 쌓여 있었다.

차갑고 상쾌한 산 공기가 온몸을 감싸는 국립공원 쉼터

잠시 쉬어가기 위해 들른 중간 정차 지점.
버스 문이 열리고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폐 속 깊숙이 들어오는 차갑고 맑은 산 공기에 절로 감탄이 터져 나왔다.

산속에 마련된 독특한 재래식 화장실 건물의 모습

이곳에 있던 화장실은 꽤 흥미로웠는데, 전형적인 재래식(푸세식) 화장실이었지만 분뇨통 대신 땅을 아주 깊게 파고 얼음을 가득 채워둔 방식이었다.
신기하면서도 나름 지혜로운 산림 관리법이었다.

눈 구경도 실컷 즐기다 다시 버스에 올라타 요세미티 밸리 중심부로 향했다.


압도적인 기암괴석과 바위산의 향연

협곡 사이로 드러나는 거대한 화강암 절벽 풍경

웅장한 요세미티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

밸리로 진입하자 깎아지른 듯한 수직 절벽과 계곡이 장엄한 자태를 드러냈다.

병풍처럼 우뚝 솟은 거대한 화강암 암벽

자연의 경이로움이 온몸으로 전해지는 요세미티의 돌산 풍경

사진으로는 도저히 다 담기지 않는 거대한 돌산의 스케일은 보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자연이 빚어낸 거대한 조각품 그 자체였다.

탁 트인 계곡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대표 뷰포인트 정차

센스 만점 가이드 할아버지는 최고의 뷰포인트에 버스를 세워주고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도록 넉넉하게 시간을 주셨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엘 캐피탄(El Capitan)의 위용

동행분들과 서로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도 많이 남겨주고, 세계 최대 단일 화강암 바위로 유명한 엘 캐피탄(El Capitan)의 압도적인 위용을 눈에 가득 담았다.

맑고 푸른 하늘 아래 장엄하게 펼쳐진 암벽 파노라마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란 캘리포니아의 하늘 덕분에 바위산의 윤곽이 한층 더 또렷하고 선명하게 빛났다.


요세미티 밸리 롯지와 인생 치킨 샌드위치

요세미티 투어의 베이스캠프인 요세미티 밸리 롯지(Yosemite Valley Lodge)

다시 버스를 타고 요세미티 투어의 중심 베이스캠프인 요세미티 밸리 롯지(Yosemite Valley Lodge)에 도착했다.
본격적인 트레킹 장비를 챙겨온 승객들은 하이킹 코스로 떠났고, 투어 팀에는 무려 4시간이라는 넉넉한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우리는 먼저 롯지 내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롯지 내 푸드코트의 활기찬 식사 공간

주문한 메뉴와 함께 푸짐하게 차려진 식사

이곳에서 그릴드 치킨 샌드위치(Grilled Chicken Sandwich)를 주문했다.
샌드위치라고 해서 식빵 샌드위치를 생각했는데, 받아보니 먹음직스러운 수제 버거 비주얼이었다.

두툼하고 불향 가득한 패티가 일품이었던 그릴드 치킨 샌드위치

그런데 한 입 베어 문 순간 감탄이 절로 터져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번에, 불향 가득 머금은 촉촉한 닭고기 패티의 조화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개인적인 기준으로 미국 여행 동안 먹어본 모든 버거 중 탑 3 안에 들어갈 정도로 최고였다! 요세미티 롯지에 가신다면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요세미티 폭포(Yosemite Falls) 트레일 산책

배부르게 식사를 마친 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트레일 코스 산책에 나섰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 사이로 이어지는 상쾌한 트레일 산책로

솔향기 가득한 숲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자 저 멀리서 시원한 물줄기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무들 사이로 거대한 물줄기를 쏟아내는 요세미티 폭포의 첫 모습

가까이 다가가 마주한 요세미티 폭포(Yosemite Falls)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높고 웅장했다.

절벽 위에서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상단 폭포(Upper Yosemite Fall)

바위를 타고 힘차게 떨어지는 하단 폭포(Lower Yosemite Fall)

요세미티 폭포는 총 2단으로 이루어진 폭포로, 까마득한 절벽 꼭대기에서 떨어지는 상단 폭포(Upper Fall)와 아래로 이어지는 하단 폭포(Lower Fall)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물론 나이아가라 폭포 같은 압도적인 수량에 비하면 아기자기한 매력이지만, 깎아지른 암벽과 어우러진 자태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화강암 절벽을 배경으로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의 전체 전경


기념품 숍 구경과 하겐다즈의 행복

폭포 산책을 마치고 롯지 근처에 위치한 기념품 숍으로 향했다.

따뜻한 산장 느낌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요세미티 기념품 숍

요세미티의 자연과 동물 캐릭터들이 담긴 다양한 굿즈

통나무 산장 스타일로 예쁘게 꾸며진 숍 내부에는 요세미티 특유의 감성이 담긴 엽서, 머그컵, 마그넷 등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굿즈들이 가득했다.

가성비 넘치게 즐긴 달콤한 하겐다즈 파인트 아이스크림

가게 한편에서 한국에서는 배스킨라빈스만큼이나 비싼 하겐다즈 파인트 아이스크림이 현지에서는 생각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바로 큰 통으로 하나 사서 셋이서 숟가락을 들고 사이좋게 나눠 먹으며 달콤한 당 충전을 마쳤다.


귀환길과 황홀한 밸리 뷰(Valley View) 석양

귀환 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모인 승객들과 평화로운 숲길

오후가 되자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갈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 모였다.
그런데 승객 중 한 분이 제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전화하고 일행분들이 찾아 나서는 떠들썩한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
다행히 무사히 합류하여 버스는 출발할 수 있었다.

서서히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받으며 빛나는 밸리 계곡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는 길, 버스 창밖으로 펼쳐진 풍경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다.

붉은 석양빛에 물든 엘 캐피탄과 메르세드 강, 푸른 하늘에 뜬 하얀 달이 어우러진 밸리 뷰(Valley View)

해질녘 요세미티 암벽이 뿜어내는 환상적인 황금빛 노을

붉게 물든 석양이 거대한 화강암 절벽을 비추고, 고요히 흐르는 메르세드 강(Merced River) 위로 반영이 드리워졌다.
맑은 하늘 위로 떠오른 하얀 달까지 더해진 이 한 장의 사진이야말로 왜 요세미티가 세계적인 국립공원인지 모든 것을 설명해 주었다.

그렇게 황홀한 대자연의 풍경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은 뒤, 내 아이폰 배터리는 완전히 방전되었고 버스는 어둠을 뚫고 무사히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글로벌 야식 파티로 완벽한 마무리

긴 여정을 마치고 무사히 복귀한 샌프란시스코 숙소 침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후, 함께 요세미티 투어를 다녀왔던 한국인 형이 일정 사정상 내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하루 묵어가기로 했다.
고마움의 표시로 형이 근처 마트에서 푸짐하게 야식을 쐈다!

마트에서 알차게 장을 봐온 저녁 야식거리들

미국 빵, 한국 신라면, 일본 즉석밥과 시원한 맥주가 어우러진 글로벌 한 끼 식탁

미국 베이커리 빵에 매콤한 한국 신라면, 일본 즉석밥에 시원한 맥주까지 곁들여진 그야말로 기가 막힌 ‘글로벌 한 끼’ 만찬이었다.
종일 찬 바람을 맞으며 돌아다닌 뒤 뜨끈한 라면 국물을 들이켜니 속이 확 풀렸다.

달콤하고 톡 쏘는 코카콜라 체리맛으로 개운하게 마무리

후식으로 달콤하고 청량한 체리 코크까지 마시며 하루를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왕복 9시간의 긴 이동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대자연은 평생 잊지 못할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미국 서부를 여행하신다면 요세미티는 무조건 꼭 가보시길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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